-
2023년 2월 26일 (불기 2567년)
인도순례 18일차, 나란다 대학 터를 순례하다.
전날(25일) 묵었던 라즈기르 시내 호텔 뒤뜰 잔디 밭에서 새벽 예불을 올리고 나란다를 향해 행선하다. 이날 행선 거리는 28km. 마후리 나란다 대학 터까지는 16km. 아침 공양을 나란다 대학 터 인근 ‘나바 나란다 대학'에서 제공해 주다. 부처님은 라즈기르를 중심으로 나란다, 파트나, 바이샬리를 거쳐 북쪽의 쉬라바스티, 기원정사가 있는 사위성을 오가며 45년간 전법을 펼쳤다. 나란다 대학은 인도가 영국에서 해방되던 해인 1947년 설립을 논의해 1951년에 정부가 세운 불교대학이다. 산스크리트 팔리어 티베트어로 된 경전을 배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대학이었던 옛 나라단 대학 터 주변에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포장마차가 즐비하다. 순례단을 나란다 대학 총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이 환대하다. 순례단은 감사의 뜻으로 <반야심경> 고려대장경 동판을 선물하다. 이날 숙영지는 케워이의 힌두교 사원. 이동 누적 거리는 401km.
관련사료
[상월결사 인도순례 18일차] 힘든 걸음에도 "감격스러워 눈물이 났습니다"
바로가기
-
2021년 10월 9일 (불기 2565년)
천리순례 10일차(경남 거창, 합천: 숙소 → 성기리 → 매안리 → 해인사 소리길 → 숙영지)
천리순례 절반을 넘어 가야산 해인사로 향하다. 순례단은 9일 동안 순천, 곡성, 구례, 남원, 함양, 거창, 합천 등 223km를 걸어오다. 동이 트기 전 거창을 출발해 가야천에서 이어지는 홍류동 계곡을 지나 해인사가 있는 소리길에 들어서다. 곳곳에는 순례단의 해인사 입성을 축하하는 응원 현수막이 걸리다. ‘국민에게 사색과 희망의 공간을 열어 갑시다’ ‘부처님과 새 인연이 맺어지도록 노력하십니다’ ‘불교 중흥의 원력을 바로세우는 삼보사찰 천리순례’ ‘구법의 천리길, 해인사 사부대중이 응원합니다’. 해인사 주지 현응스님은 대중들과 소리길 입구까지 마중을 나오다. 회주 스님은 “현수막을 보고 지친 발걸음에도 힘이 솟았다”며, 삼보사찰 천리순례의 의미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는 현응스님의 응원에 감사를 전한다. 순례단은 6시간 동안 27km를 걸어 해인사에 이르다. 해인사는 부처님 말씀을 새긴 팔만대장경을 봉안한 법보종찰이다. 고려 현종이 거란의 침입을 받아 국난을 극복하고자 초조대장경을 만들었으나 전란으로 불타 없어진 후 고려 고종이 목판 8만1258판에 달하는 지금의 팔만대장경을 다시 만들었다. 팔만대장경은 800여 년이 지났음에도 그 문화재적 가치가 뛰어나 국보로 지정,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해인사에 닿은 순례단과 해인사 대중 200여 명은 대적광전 앞 꽃으로 장엄된 화엄일승법계도를 따라 걷고, 팔만대장경이 있는 장경판전에 도착해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 대장경을 보며 참배 기회를 갖다. 현응스님과 해인사 사부대중은 순례단 공양을 비롯해 경내를 개방, 잠자리와 샤워실 등을 제공하다. 순례단은 해인사 경내 운동장에 텐트를 치다. 회주 스님은 현응스님에게 감사 의미로 상월선원 만행결사 상징인 장군 죽비를 내리다. 현응스님은 죽비를 세 번 치며 “첫 번째 죽비는 순례단에 대한 진심어린 환영 인사와 함께 해인사 대중이 단 하루라도 불편 없이 잘 외호하겠다는 의미를 담았고, 두 번째 죽비는 스님은 자비의 법성을 재가 신도는 이고득락을 성취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며, “세번째 죽비는 423km를 걸으며 삼보사찰의 긴 여정을 순례하는 이 공덕이 이 사회에 회향돼 국민이 평안하고 나라가 태평하게되길 바라는 의미”라고 말하다. 해인사 방장 원각스님은 법어를 내려 “천리순례단이 순례를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부처님법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사부대중이 자연 속에서 함께 수행하고 점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모두가 부처의 삶, 지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혼자가 아닌 대중의 힘으로 이 공덕이 일체중생에게 회향할 수 있도록 하자”고 설하다.
관련사료
[삼보사찰 천리순례 9일차] 가야산에 이르러 해인삼매(海印三昧)에 드니
바로가기
-
2021년 9월 30일 (불기 2565년)
상월결사 삼보사찰 천리순례단이 전남 순천 송광사에 집결하다.
고려시대 16국사를 배출한 송광사는 보조국사 지눌스님(1158~1201)이 정혜결사를 펼친 곳이다. 정혜결사는 부패하고 타락한 불교를 비판하며 승려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예불 독경 참선 노동 등에 힘쓰자는 쇄신 운동이었다. 보조국사는 정혜사를 세우고 신앙 공동체인 ‘결사’라는 방식으로 불교계 개혁을 주장했고, 이 결사에 승려뿐 아니라 왕족과 귀족, 일반 신도도 동참했다. 삼보사찰 순례단은 송광사에서 이날 오리엔테이션을 갖고 청규 엄수를 다짐하다. 상월결사를 이끄는 회주 스님이 순례 대중에게 108염주를 수여하다. 유나 현묵 스님 등 송광사 고승대덕 스님들도 순례단을 격려하다. 삼보三寶는 불교의 세 가지 보물이란 뜻으로 불佛, 법法, 승僧을 의미한다. 불자라면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 부처님의 제자를 마음의 의지처로 삼아 정진한다. 석가모니 재세시에 깨달음을 얻으신 부처님께서 녹야원에서 설법을 해 최초의 제자인 5비구가 나타났고(初轉法輪), 이후 삼보가 성립되면서 재가신자가 귀의했다. 조계종단이 삼보에 귀의하는 삼귀의를 불교에 입교하는 첫 순서로 삼는 이유기도 하다. 조계종단에서 삼보를 상징하는 대표적 사찰이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는 통도사, 팔만대장경이 있는 해인사, 그리고 송광사다.
-
2020년 10월 12일 (불기 2564년)
자비순례 6일차(신라불교초전지 → 상주보 오토캠핑장)
낙동강을 따라 순례하는 사부대중이 의성 낙단보 마애사에서 법회를 봉행하다. 고려 초기에 조성된 낙단보 마애보살상은 2010년 4대강 낙단보 공사 중 발파작업을 하다가 세상에 드러났다. 천년 역사를 가진 마애보살상이 발견됐음에도 당시 정부는 4대강 공사현장이라는 이유로 불상 보존에 난색을 표했다. 회주 스님이 총무원장 재임 시 두 차례나 방문해 마애보살상 보존 원력을 세우고, 종도들과 1080배 정진, 민족문화보존 결의대회를 봉행한 바 있다. 이런 노력이 더해져 마애상은 2011년 9월 22일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32호 지정됐다. 이어 제16교구 본사 고운사를 비롯한 사부대중이 낙단보 마애사 관리동과 보호각 건립 운동을 전개했고, 2017년 4월 1일 낙단보 마애불 관리동 기공법회가 봉행됐다. 이날 법회에서 의성 마애사 주지 원종스님은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나서 힘써준 덕분에 마애보살좌상은 원형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고, 낙동강을 따라 천년을 이어져 온 불교성지를 되살려 국민의 신앙처로 회향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하다. 고운사 주지 등운스님도 "회주 스님과 당시 고운사 주지였던 호성스님 등 모든 분들이 정성스럽게 한마음으로 지켜낸 불상이다."며 "순례단이 길을 둘러서라도 와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다. 한편, 전날(11일) 순례단을 격려 방문했던 조계종 교육원장 진우스님과 포교원장 지홍스님도 함께 순례길을 걸은 후 법회에 참석하다. 사부대중은 법회 후 낙동강에 참붕어 치어를 방생하다.
관련사료
상월선원 자비순례 낙단보 마애상서 법회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