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23일 (불기 2567년)
인도순례 43일차, 서울 조계사에서 상월결사 인도순례 회향법회를 봉행하다.
전날(22일) 밤 11시5분 비행기로 델리를 출발한 순례단이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하다. 43일간 1167km의 대장정을 원만하게 회향한 상월결사 인도순례단 108명은 버스를 타고 조계사로 함께 이동해 ‘생명존중 붓다의 길을 걷다 - 상월결사 인도순례 회향법회’를 봉행하다. 이른 아침부터 순례단이 오기만을 기다린 사부대중들이 운집한 가운데 조계사 특설무대에서는 조계사연합합창단과 소리꽃가객단, 상월합창단의 찬불가와 트롯신동 김태연의 <바람길>, <배 띄어라> 등 신명나는 노래가 흥을 돋우다. 조계사 일주문에 순례단이 모습을 드러내자 사부대중이 감사와 존경의 합장을 한 채 박수를 치고 환호하다. 도보 정진 때처럼 안행雁行으로 입장한 순례단 선두에는 최연소 정유림, 조석주 단원이 서고, ‘상월부처님’ 이운조가 뒤따르고, 회주 스님이 맨 뒤에 서다. 사부대중을 대표해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 등과 함께 일주문 앞에 나와 “종단의 미래인 상월결사 순례단 여러분! 반갑습니다. 애쓰셨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수행자 한 분 한 분 모두가 무탈하게 돌아왔으니 이는 종단의 기쁨이요 홍복洪福입니다. 여러분은 오직 부처님 법에 대한 확신으로 한국불교 중흥과 생명 존중의 새 지평을 열었습니다.”라고 치사하다. 그러면서 순례단을 대표한 범해스님과 묘수스님, 주윤식, 이태경 씨에게 꽃다발을 증정하다. 총무원장 스님은 치사를 통해 “위법망구爲法忘軀의 정신으로 ‘생명존중, 붓다의 길을 걷다.’ 순례를 성취한 그 공덕을 종단의 사부대중과 온 생명에 회향해 주시기 바란다. 나아가 불퇴전의 순례 정신으로 온 생명과 함께 수행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열어주시기 바란다”며, “종단은 여러분과 한마음으로 함께 할 것이며 수행의 향기와 공덕을 선양하면서 전법의 길, 포교의 길, 그리고 불교중흥의 길에 진력하겠다”고 천명하다. 또 인도순례를 이끈 회주 스님을 향해 존경과 감사를 표하고, “이제 오직 전법을 위해 세상으로 나아가자는 회주 스님의 말씀과 같이 종단 곳곳이 전법 포교 일선에서 활약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덧붙이다. 회주 스님은 순례단을 대표해 순례 기간 동안 이역만리 먼 길을 마다않고 격려하기 위해 찾아준 많은 스님들과 신도들, 회향식에 발걸음해 준 사부대중들에게 먼저 감사 인사를 전하다. 그러면서 회향사에서 다음과 같이 설하다. "2600여년 전 부처님께서 60명 비구에게 ‘중생의 안락과 이익과 행복을 위해 홀로 떠나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 제자로서 우리의 의무는 부처님법을 전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성도 후 45년간 맨발로 걸으면서 당신의 법을 전한 이유입니다. 2600여년이 흘러서 오늘 이 자리에 우리 사부대중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미션은 ‘전법하라’입니다. 전법 없는 불교는 죽어가는 불교입니다. 우리가 인사할 때 오랫동안 ‘성불합시다’라고 했지만 앞으로 우리의 인사는 성불보다 ‘부처님법 전합시다’로 합시다. 지장보살께서 지옥중생을 다 제도하기 전까지는 성불을 다음생으로 미룬다고 하셨듯이 우리도 성불을 다음생으로 미루고 금생에는 부처님법을 전합시다.” 스님은 ‘부처님법을 전합시다’라는 외침을 대중과 함께 세 번 외치고 단상을 내려가다.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는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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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인사는 "부처님 법을 전합시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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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0일 (불기 2567년)
인도순례 2일차, 부처님 초전법륜지 사르나트에 도착하다.
전날(9일) 인천공항을 출발, 9시간의 하늘길을 거쳐 인도 델리에 도착한 순례 대중이 다시 항공편으로 델리를 출발, 바라나시에서 내려 사르나트에 도달하다. 사르나트 녹야원은 부처님이 처음으로 법문을 설하신 초전법륜지다. 녹야원을 상징하는 다메크 스투파를 배경으로 펼친 야단법석에서 회주 스님이 법문을 통해 인도순례를 하는 이유를 설명하다. 스님은 <신심명>을 인용해 "지도무난至道無難 유혐간택唯嫌揀擇, 도를 이루는 것은 어렵지 않고 지극히 쉽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도를 깨쳤다는 사람을 근래에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좋다 슬프다 나쁘다 이런 분별심만 내지 않으면 다 깨친다고 했습니다. 도를 통하기 위해서 수많은 납자들이 결제 때마다 2,000명씩 앉아서 정진하지만, 도를 깨쳤다고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습니다”라며, 그 이유에 대해서도 "단막증애但莫憎愛 통연명백洞然明白, 늘 시시비비를 가리고 좋고 나쁘고 옳고 그른 것을 따지다 보니 도를 이룬 사람이 없어요. 부처님이 깨달은 것은 지혜, 제자들이 깨달은 것은 이치입니다. 부처님의 수많은 제자들이 아라한이 됐어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부처님과 똑같은 지혜를 깨달은 게 아니고 이치를 깨달은 거예요. 세상 이치를 아는 것이 깨달음입니다. 그것은 ‘아라한과’입니다. 그 이상의 깨달음을 얻는다면, 그것은 ‘대지혜’입니다. 부처님의 세계입니다. 부처님의 세계를 가려면 다생겁래로 수없이 나고 죽고 수없이 깨달음을 얻어야 대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우리가 열심히 정진하면 이치는 알 수 있습니다.”라고 설하다. 그럼에도 "현재 그 이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우리들의 잘못"이라고 덧붙이다. 이어진 법문에서 스님은 “우리가 순례하는 불교 성지들은 유적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그러면 1700년 역사를 갖고 있는 한국불교는 어떨까요? 20년 후에는 이곳 성지와 같이 유적지가 될 수 있습니다. 출가자가 줄어들고 있고, 신도도 줄고 있잖아요. 그저 문화재로서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를 분명히 알고 극복하자는 취지로 순례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고 강조하다. 그러면서 한국불교의 미래에 대해 스님은" 저는 늘 공석이나 사석에서나 포교만이 우리 종단이 살 길이라고 말해왔습니다. 포교가 개인이 일대일로 만나는 방법도 있지만, 이렇게 많은 대중이 걷는 모습을 불자들이 보고 신심을 내서 내 이웃에게 부처님과 인연 맺도록 역할을 하는, 한국불교 중흥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씨앗을 심자는데 의의가 있습니다”고 덧붙이다. 스님은 순례의 원만 회향을 위한 대중들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설하다. “지난 3년 동안 순례하면서 우리는 똑같이 걸었고 똑같이 먹었고 똑같이 잤습니다. 순례의 기본은 차별이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배려입니다. 우리에게 배려심이 없으면 이 순례를 원만하게 회향하기 힘듭니다. 차별 없는 마음과 배려심으로 43일 동안 원만히 순례를 마칠 수 있도록 기원하겠습니다.” 스님은 스스로의 말씀을 ‘잔소리’라고 에둘러 표현하면서 법문을 마무리하다. 스님은 법문에 앞서 순례 기간 묵언 수행을 할 은해사 주지 덕조스님과 전 법주사 주지 노현스님, 그리고 백금선 씨에게 묵언 명찰을 수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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