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30일 (불기 2567년)
조계종 제33·34대 총무원장 자승스님 원적
조계종 제33대, 제34대 총무원장을 역임하고 상월결사를 통해 한국불교 중흥에 앞장서온 해봉당(海峰堂) 자승대종사(慈乘大宗師, 상월결사 회주)가 11월29일 안성 칠장사에서 원적에 들었다. 법납 51년, 세수 69세.
분향소는 서울 조계사에 마련되며, 제2교구본사 용주사, 서울 봉은사 등 지역별 분향소도 마련된다. 영결식은 12월3일 오전10시 조계사에서 종단장으로 엄수되며, 다비식은 제2교구본사 용주사 연화대에서 엄수된다.
자승대종사는 1972년 해인사에서 지관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4년 범어사에서 석암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1992년부터 2010년까지 제10대부터 14대까지 중앙종회의원으로 활동했다. 2006년부터 2년간 제14대 전반기 중앙종회의장을 지냈고, 2009년부터 2017년까지 8년간 조계종 33대, 34대 총무원장을 역임했다.
총무원장을 지내면서 자승스님은 ‘자성과 쇄신 결사’를 통해 불교 쇄신에 앞장섰고, 승려노후복지제도를 도입해 오늘날 조계종 승려복지회 초석을 다졌다. 또 신도시포교를 비롯해 아프리카 탄자니아 보리가람대학 건립 등 국외 포교와 함께 최근 양평에서 상량한 불교문화재 연구시설 건립을 처음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또한 사찰 자주권 및 재산 보호를 위한 각종 국가 법령 개정, 총본산 성역화 불사도 자승스님 임기 중 활발하게 추진했다.
특히 자승스님은 불교의 대사회 역할을 강화한 주역이었다. 총무원장으로서 사회 갈등 현장을 찾아가 손을 내밀며, 사회통합과 국민화합을 이끌었다. 취임 초기부터 용산 참사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원한 끝에 구속된 철거민들의 특별사면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농성장을 방문하는 등 불교의 이름으로 노동문제를 해결에 나서면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전신인 노동위원회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화쟁위원회를 구성해 첨예했던 정부와 노동계 갈등을 중재했고, 종단 현안도 대화와 양보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8년간 총무원장 소임을 마무리한 자승스님은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은 마음으로 고통 받고 있는 우리 사회의 이웃들에게 자비의 손길로 다가가야 한다”며 “종책 과제의 작은 성취에 만족하지 말고 정진을 멈추지 말라”고 당부하며 수행자 본연의 자리로 돌아갔다.
퇴임 후 총무원장 스님은 편안함 대신 가행정진을 택했다. 두 번의 겨울을 인제 백담사 무문관에서 정진한 스님은, 2019년 세 번째 동안거를 위례 상월선원에서 천막결사로 지냈다. 90일간 묵언하며, 하루 한 끼만 먹으며 14시간 참선하는 한국불교 초유의 결사였다. 동안거 내내 옷 한 벌로 추위를 견디며, 삭발, 면도도 하지 않고 양치질과 손 씻기만 허용하며, 청규를 지키지 못할 시에는 제적도 각오하겠다는 원력으로 목숨을 건 정진을 이어갔다.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 중 “땅이 노래하고 하늘이 춤추니, 수미산이 사바세계로구나”라는 게송으로 대중에게 가르침을 전한 스님은 천막결사 회향 후 본격적인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2020년 국난극복 자비순례로 이어진 상월선원의 수행정신은 상월결사로 거듭났다. 2021년 삼보사찰 천리순례를 이어갔으며, 2023년 인도순례를 원만하게 회향함으로써 순례를 통한 수행과 전법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특히 2월9일부터 3월23일까지 43일간 사부대중 108명이 부처님께서 태어나 출가해 진리를 설한 인도와 네팔 1167km를 순례한 여정은 불교는 물론 대사회적으로도 큰 울림과 감동을 줬다. 43일간 순례를 무사히 마치고 귀국 후 조계사에서 봉행한 회향법회에서 자승스님은 “부처님 법 전합시다”를 선창하며 미래불교를 위한 새로운 과제를 제시했다.
10년 뒤, 100년 뒤 불교를 내다봤던 자승스님은 대학생 포교를 통한 미래세대 전법과 종단 혁신으로 조계종의 미래를 설계했다. 총무원장 재직 시절 한국불교 기둥이 될 대학생 포교의 중요성을 절감한 자승스님은 인도 순례회향 후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대학생 전법을 위한 기금 마련에도 앞장서며 150여 억원을 모연해 대학생 포교의 기반을 다졌다. 지난 10월31일에는 중앙종회의원들에게 불조 혜명을 이어가는 불제자의 사명을 다하려면 지금부터라도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전법하고, 혁신할 것을 경책하기도 했다.
자승스님은 종단 최초로 총무원장 재임 임기 8년을 성만하고, 종단 안정을 바탕으로 주요 과제를 완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퇴임 후 상월결사를 통해 수행과 전법에 새바람을 일으키며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 헌신했다. 한국불교와 조계종단의 미래를 설계했던 스님은 “생사가 없다 하나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또한 사라지는구나”라는 열반송을 남기고 11월29일 돌연 원적에 들었다.
조계종 더 나아가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 헌신해온 자승스님이 11월29일 칠장사 화재로 갑작스럽게 원적에 들면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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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5일 (불기 2560년)
프랑스 파리에서 ‘1700년 한국불교 전통과 수행자의 삶’ 행사를 열다.
한국불교 세계화 일환으로 조계종이 네 번째로 연 대규모 국제행사다.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한국불교 우수성을 알리는 법석을 열고, 1700년 동안 면면히 내려온 전통문화와 템플스테이, 사찰음식 등을 선보이다. 25일(현지 시각) 쟈크랑 전 문화부 장관 면담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하다. 쟈크랑 전 장관은 2009년 외규장각 의궤 반환에 힘을 보탠 바 있다. 총무원장스님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전통산사 7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에 대해 자문을 구하다. 오후에는 파리 주재 한국문화원에서 ‘한국불교로의 여행-불교문화 체험 전시회’ 개막식을 갖다. 26일은 파리 중심가에 위치한 메종 드 라 뮈뛰알리떼 공연장에서 현지 문화예술계 주요 인사 300여 명을 초청해 사찰음식 만찬과 리셉션을 열다. 특히, 수행자의 하루 일상을 소개하는 문화공연 <산사의 하루>를 20여 명의 스님들이 직접 선보여 뜨거운 호응을 받다. 27일에는 쁠라세 국가개혁장관 면담, 파리7대학에서의 불어본 도서 기증식, 수덕사 방장 설정스님의 강연, 유네스코 한국대표부 대사 초청 만찬 등이 차례로 열리다. 그리고 세계적인 요리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와 에꼴 페랑디에서 한국 사찰음식을 주제로 선재스님의 특강과 MOU를 체결하다. 29일에는 프랑스 유일 한국 사찰인 파리 길상사에서 전통불교문화 체험행사를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하다. 사에서 한국불교문화체험 행사도 갖는다. 프랑스를 방문한 조계종 대표단은 총무원장스님을 비롯해 수덕사 방장 설정스님, 해인사 주지 향적스님, 사회부장 정문스님,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성효스님, 중앙종회의원 호산스님, 태원스님, 우봉스님, 원경스님, 총무원 문화국장 용주스님,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사찰음식 전문위원 선재스님 등이다. 종단은 ‘한국불교 세계화’를 목표로 2010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2011년에 파리, 2013년에 호주를 방문해 한국불교 문화를 알리기 위한 활동을 펼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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