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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30일 (불기 2567년)
조계종 제33·34대 총무원장 자승스님 원적
조계종 제33대, 제34대 총무원장을 역임하고 상월결사를 통해 한국불교 중흥에 앞장서온 해봉당(海峰堂) 자승대종사(慈乘大宗師, 상월결사 회주)가 11월29일 안성 칠장사에서 원적에 들었다. 법납 51년, 세수 69세.
분향소는 서울 조계사에 마련되며, 제2교구본사 용주사, 서울 봉은사 등 지역별 분향소도 마련된다. 영결식은 12월3일 오전10시 조계사에서 종단장으로 엄수되며, 다비식은 제2교구본사 용주사 연화대에서 엄수된다.
자승대종사는 1972년 해인사에서 지관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4년 범어사에서 석암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1992년부터 2010년까지 제10대부터 14대까지 중앙종회의원으로 활동했다. 2006년부터 2년간 제14대 전반기 중앙종회의장을 지냈고, 2009년부터 2017년까지 8년간 조계종 33대, 34대 총무원장을 역임했다.
총무원장을 지내면서 자승스님은 ‘자성과 쇄신 결사’를 통해 불교 쇄신에 앞장섰고, 승려노후복지제도를 도입해 오늘날 조계종 승려복지회 초석을 다졌다. 또 신도시포교를 비롯해 아프리카 탄자니아 보리가람대학 건립 등 국외 포교와 함께 최근 양평에서 상량한 불교문화재 연구시설 건립을 처음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또한 사찰 자주권 및 재산 보호를 위한 각종 국가 법령 개정, 총본산 성역화 불사도 자승스님 임기 중 활발하게 추진했다.
특히 자승스님은 불교의 대사회 역할을 강화한 주역이었다. 총무원장으로서 사회 갈등 현장을 찾아가 손을 내밀며, 사회통합과 국민화합을 이끌었다. 취임 초기부터 용산 참사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원한 끝에 구속된 철거민들의 특별사면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농성장을 방문하는 등 불교의 이름으로 노동문제를 해결에 나서면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전신인 노동위원회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화쟁위원회를 구성해 첨예했던 정부와 노동계 갈등을 중재했고, 종단 현안도 대화와 양보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8년간 총무원장 소임을 마무리한 자승스님은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은 마음으로 고통 받고 있는 우리 사회의 이웃들에게 자비의 손길로 다가가야 한다”며 “종책 과제의 작은 성취에 만족하지 말고 정진을 멈추지 말라”고 당부하며 수행자 본연의 자리로 돌아갔다.
퇴임 후 총무원장 스님은 편안함 대신 가행정진을 택했다. 두 번의 겨울을 인제 백담사 무문관에서 정진한 스님은, 2019년 세 번째 동안거를 위례 상월선원에서 천막결사로 지냈다. 90일간 묵언하며, 하루 한 끼만 먹으며 14시간 참선하는 한국불교 초유의 결사였다. 동안거 내내 옷 한 벌로 추위를 견디며, 삭발, 면도도 하지 않고 양치질과 손 씻기만 허용하며, 청규를 지키지 못할 시에는 제적도 각오하겠다는 원력으로 목숨을 건 정진을 이어갔다.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 중 “땅이 노래하고 하늘이 춤추니, 수미산이 사바세계로구나”라는 게송으로 대중에게 가르침을 전한 스님은 천막결사 회향 후 본격적인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2020년 국난극복 자비순례로 이어진 상월선원의 수행정신은 상월결사로 거듭났다. 2021년 삼보사찰 천리순례를 이어갔으며, 2023년 인도순례를 원만하게 회향함으로써 순례를 통한 수행과 전법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특히 2월9일부터 3월23일까지 43일간 사부대중 108명이 부처님께서 태어나 출가해 진리를 설한 인도와 네팔 1167km를 순례한 여정은 불교는 물론 대사회적으로도 큰 울림과 감동을 줬다. 43일간 순례를 무사히 마치고 귀국 후 조계사에서 봉행한 회향법회에서 자승스님은 “부처님 법 전합시다”를 선창하며 미래불교를 위한 새로운 과제를 제시했다.
10년 뒤, 100년 뒤 불교를 내다봤던 자승스님은 대학생 포교를 통한 미래세대 전법과 종단 혁신으로 조계종의 미래를 설계했다. 총무원장 재직 시절 한국불교 기둥이 될 대학생 포교의 중요성을 절감한 자승스님은 인도 순례회향 후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대학생 전법을 위한 기금 마련에도 앞장서며 150여 억원을 모연해 대학생 포교의 기반을 다졌다. 지난 10월31일에는 중앙종회의원들에게 불조 혜명을 이어가는 불제자의 사명을 다하려면 지금부터라도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전법하고, 혁신할 것을 경책하기도 했다.
자승스님은 종단 최초로 총무원장 재임 임기 8년을 성만하고, 종단 안정을 바탕으로 주요 과제를 완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퇴임 후 상월결사를 통해 수행과 전법에 새바람을 일으키며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 헌신했다. 한국불교와 조계종단의 미래를 설계했던 스님은 “생사가 없다 하나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또한 사라지는구나”라는 열반송을 남기고 11월29일 돌연 원적에 들었다.
조계종 더 나아가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 헌신해온 자승스님이 11월29일 칠장사 화재로 갑작스럽게 원적에 들면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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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제33·34대 총무원장 자승스님 원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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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22일 (불기 2567년)
인도순례 42일차, 럭나우에서 주정부가 주관한 환영 행사가 열리다.
오전, 우타르 프라데시(UP) 주 환영 행사에 순례단 40여 명이 참석하다. 럭낙우의 불교 공원 사원에서 열린 행사에는 요기 아디티아나트 주 총리를 비롯한 자비르 싱 문화부 장관, 린포체 국제불교사무총장, 마단뜨 산뜨 국제불교연구소 원장 등 주 정부 공직자와 인도 불교 관계자, 인도 티베트 불교 관계자 스님 등 300여 명이 참석하다. 인도 정부 관계자들은 순례단을 향해 ”손님은 신이라는 인도 속담에 따라 여러분은 신“이라며 부처님 성지를 도보로 순례한 순례공덕을 찬양하다. 한국 순례단을 대표한 총도감 호산스님은 “유피주의 지원과 관심은 조계종과 한국불자들에게 영원히 오래 기억될 것"이라며, 주정부와 인도 국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안녕을 기원하다. 요기 총리는 환영사를 통해 순례의 성공적 회향에 대해 한국말로 ”축하합니다“라고 인사하며, "이번 순례가 앞으로 한국 인도 관계에 큰 진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다. 이어 "부처님 성지의 3분 2가 우타르 프라데시 주에 있다"며, "바라나시 쿠시나가라 쉬라바스티 등 불교 성지마다 공항이 운영 중이거나 확장 신설할 예정"이라고 밝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 불자들의 성지 방문을 요청하다. 또 부처님 열반지 쿠시나가라에 부처님 이름의 국제 기술대학을 설립할 것이라고도 밝히다. 주인도 한국대사관 공사도 대사를 대리해 참석해 상월결사 순례의 성공적 회향을 축하다. 환영식을 마친 순례단은 럭나우 공항으로 이동해 항공편으로 델리로 이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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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인도순례 42일차] 요기 총리 "부처님 열반지에 부처님 이름으로 국제대학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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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20일 (불기 2567년)
인도순례 40일차, 쉬라바스티 기원정사에서 '인도 걷기 순례 정진 회향식'을 봉행하다.
새벽 가로등이 환하게 켜진 발람푸르 시내를 통과해 15km를 걸은 뒤 아침 공양을 하다. 회향식이 열리는 기원정사 터에서 5km 가량 떨어진 곳. 순례단은 기원정사 입성 전 부처님의 법력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천불화현탑을 참배하다. 기원정사 입구에는 아침 일찍부터 한국에서 온 불자와 인도 스님들이 순례단을 마중 나오다. 인도 스님들은 꽃을 바닥에 뿌려 순례길을 장식하고, 한국 불자들은 각종 응원 문구 등이 적힌 손팻말과 플래카드 등을 들고 눈물로 순례단을 맞다. 순례 회향 소식은 인도 현지 방송들도 앞다퉈 보도하다. 기원정사 터에 마련된 행사장에 불상을 모신 뒤 회주 스님이 순례단 행렬을 이끌고 여래향실로 향하고, 그 뒤를 대중들이 따르다. 이어 기원정사 여래향실 앞에서 ‘인도 걷기 순례 정진 회향식’과 ‘다례재 및 천도재’가 봉행되다. 여래향실에서 회주 스님이 헌화 헌등하고 <우리말 금강경> 봉정으로 부처님께 예를 표한 뒤 장소를 향실 앞 광장으로 옮겨 회향식을 열다. 식은 삼귀의 반야심경 내빈소개, 국민의 힘 조명희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 아시시바브 우타르 프라데시 주 문화 미디어 국장의 축사, 총무원장 진우스님 치사(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 대독), 회주 스님의 회향사(포교원장 범해스님 대독), 순례 대중 발원문 낭독(5조 조장 삼조스님, 6조 조장 묘수스님, 7조 조장 이태경보살, 8조 조장 정충래 이사가 비구 비구니 우바이 우바새를 대표해 합송), 사홍서원 순으로 진행되다. 회향식 후 곧바로 한국불교 종조 도의국사 및 중흥조 보조지눌과 태고 보우, 14명의 입적한 역대 종정스님과 순례 대중이 올린 인연 영가 등 108 위패를 모신 가운데 다례재 및 천도재가 봉행되다. 회향식에는 순례단과 한국에서 온 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 전 중앙종회의장 정문스님,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 총무원 사회부장 범종스님, 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보인스님, 법원스님, 정범스님, 각진스님, 가섭스님, 화평스님 등 중앙종회의원 스님들, 각 사찰 주지 스님들과 국민의힘 조명희, 황보승희,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김병주, 이수진 의원, 이광재 국회사무총장, 박범훈 전 청와대수석, 박대석 국군불교총신도회장, 이선재 불교방송 사장, 윤성이 전 동국대 총장 등 재가 인사들, 인도 불교 관계자와 우타르 프라데시 주 공직자 및 인도 불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하다. 회향식을 마친 순례단은 저녁 공양후 쉬라바스티 한국 사찰 천축선원에서 순례단 전원이 회향 소감을 발표하고, 무사히 마친 데 대해 부처님께 감사하고 순례도반끼리 격려하는 시간을 보내다. 2시간여에 걸친 소회에서 순례단은 불교가 다시 피어나는 가능성을 보았다고 말하다. 그리고 자신의 변화가 있었음을 고백하고 그 변화를 세상 속으로 들어가 전법과 수행에 매진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하다. 이날로 도보 순례는 모두 끝나다. 순례단이 걸은 총 누적 거리는 98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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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인도순례 40일차] 기원정사서 부처님과 종조 중흥조 선연에 회향 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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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7일 (불기 2567년)
인도순례 37일차, 피카우라를 거쳐 지기나마피까지 행선하다.
파르사에서 출발해 피카우라를 거쳐 나자르가라와 자가히야, 지기나마피까지 걷다. 부처님과의 인연이 지명에 반영된 ‘싯다르타나가르’라는 작은 마을이 있는 지역으로 숲이 우거지고 넓은 습지가 펼쳐진 풍경에 넓고 포장된 도로여서 전날(16일)보다 한결 순례가 수월한 반면, 차량이 많아 안전에 신경쓰이다. 새벽 행선 휴식지에 주민들의 영접은 3일째 계속되다. 이날도 피카우라 지역 불자들이 불교기를 걸고 함께 행선하고 휴식지에서 소정의 금액을 시주하다. 신도들은 스님들의 발에 손을 대는 것으로 경의를 표하다. 네팔 국경선을 따라 나란히 걷던 길은 이날부터 서서히 하행하다. 아침 공양지인 나자르 가라와에서도 마을 주민들이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열다. 순례단은 학교를 공양지로 제공한 학교장에게 한국 음식과 단주 등을 선물하며 감사를 표하다. 큰 도로를 따라 걷던 순례단은 아침 공양 후 길 대신 남쪽으로 향한 마을 길을 택하다. 차도르를 입은 여인과 이슬람 국기가 걸린 마을 길가에는 주민들이 순례단을 환영하다. 이슬람 마을인데도 불교기가 걸린 사찰도 보이다. 숙영지 나자르가라와 마을 입구에는 여느 날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환영 나오다. 이날 행선 거리는 27km. 한편, 이날 오후 숙영지에서 순례단은 총도감 호산스님, 순례단장 원명스님, 대변인 종호스님, 박기련 운영지원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갖고 3월 20일 순례 도착지 쉬라바스티 기원정사터에서 열리는 정진회향 식순 내용 등을 공개하다. 호산스님은 회향 3일을 앞둔 각오에 대해 “회주 스님께서 모든 일은 시작 직후와 끝나기 직전이 가장 중요하다 하시며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말고 조계사 회향 때까지 심기일전 해야함을 잊지 말라고 하셨다”며, “우리 순례의 끝은 기원정사가 아니라 조계사 회향이라 말씀하셨다"고 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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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인도순례 37일차] 새벽부터 저녁까지 쉼 없는 주민들의 손님 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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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1일 (불기 2567년)
인도순례 31일차, 세마라에서 하르푸르까지 행선하다.
숙영지 세마라에서 하르푸르까지 가는 길. 새벽 행선길은 전날과 같이 부드러운 흙먼지가 깔린, 좁고 울퉁불퉁한 제방길이다. 순례 시작 후 사람을 가장 적게 만나다. 사람이 없어서인지 학교도 보이지 않다. 아침 공양 시간 전 두 번의 휴식 중 한 번은 주유소에서, 또 한 번은 개인 집 마당을 신세지다. 회주 스님이 마당을 내 준 주인과 세 아들 손자에게 감사의 표시로 단주를 선물하다. 아침 공양도, 숙영지도 힌두교 사원을 이용하다. 순례단이 가는 곳마다 인도인들은 부드러운 얼굴에 넉넉한 웃음, 뜨거운 박수로 환영하다. 힌두교 종교인들도 같은 품과 얼굴로 순례단에게 편의를 제공하다. 이날 숙영지인 힌두교 사당은 깨끗한 시설에 시원한 저수지와 볕을 가리는 나무가 있어 지친 순례단에게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다. 순례단은 박수로 이들의 환대에 감사를 표하다. 이날은 평소보다 비교적 짧은 거리인 24km를 행선해 오전 8시가 조금 넘어 목적지에 도착하다. 누적 이동거리는 74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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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인도순례 31일차①] 힌두교 사원의 환대…지친 순례단에 편안한 휴식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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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7일 (불기 2567년)
인도순례 27일차, 우타르 프라데시 주정부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다.
마다착을 지나 마쵸아에서 아침 공양을 하다. 전날(7일)처럼 죽 이어진 제방길을 걸어 마을을 지나 비하르커드에 들어서다. 비하르커드는 비하르 주와 우타르 프라데시(UP) 주 경계에 위치한 작은 도시. 주 경계선을 넘자 타악기들로 구성된 악대 연주가 시작되고, 주정부에서 나온 인사들이 순례단 목에 화환을 걸어주며 환영하다. 부처님께서 활동했던 성지는 현재 인도의 비하르 주, UP 주, 네팔에 걸쳐 있다. 부처님 성도지 보드가야, 전정각산, 영축산 죽림정사가 있는 라즈기르, 바이샬리, 케샤리야 대탑은 비하르 주에 있고, 열반지 쿠시나가르, 기원정사가 있는 쉬라바스티, 초전법륜지 사르나트, 부처님의 고향 카필라바스투가는 UP 주에 속한다. 네팔에는 부처님께서 태어나신 룸비니가 있다. UP 주는 순례단이 2월 9일 도착할 때부터 주정부 장관이 공항에 나와 영접하고 경찰을 동원해 철통 밀착 경호를 펼칠 정도로 대대적으로 환영하더니, 주 경계선을 넘어오자 또 다시 열렬한 환호를 보내다. 두바울리야 학교 교정에 마련된 순례단 숙영지 바닥에는 먼지가 나지 않도록 카펫이 깔리고, 햇볕이 들지 않도록 천막이 쳐져 있는 등 세심하게 준비하다. 이날 숙영지 저녁 예불도 지역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봉행되다. 각 조 조장 스님들이 예불을 마친 후 찾아온 아이와 주민들을 빈 손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단주를 선물하고, 전날 봉은사에서 가져온 간식을 나눠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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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인도순례 27일차①] UP주서 큰 환대를 받은 순례단…흙먼지 마당에 카펫이 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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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5일 (불기 2567년)
인도순례 25일차, 쁘아레푸르 코이니를 거쳐 고팔간즈까지 행선하다.
사다우아를 출발해 쁘아레푸르 코이니를 거쳐 차호히 떡끼를 지나다. 23km 국도를 따라 걷는 길. 대형 트럭이 질주하며 뿜어내는 매연과 들에서 비닐 등 쓰레기를 태우는 냄새가 진동하다. 내리쬐는 햇볕이 뜨거워 공양을 마치고 나면 모두 그늘을 찾아든다. 도착지는 고팔간즈라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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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인도순례 25일차] 누적된 피로, 더위에 지친 순례단에 응원 손길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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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일 (불기 2567년)
인도순례 21일차, 비구니 스님이 최초 탄생한 바이샬리에 도착하다.
3.1절을 맞아 태극기와 인도 국기를 양손에 들고 길을 나서다. 순례가 절반을 넘어가는, 반결제半結制 날. 초반기 장염 감기 무릎 발목 등 발걸음을 더디게 했던 상처들은 거의 아물다. 이날은 비구니 스님이 최초 탄생한 바이샬리 순례일. 그 의미를 새겨 아침 공양 후 불상 이운을 비구니스님들이 맡다. 비구니 조인 제6조 조장 묘수스님이 첫 주자로, 이어서 덕진스님, 지해스님, 선해스님, 원해스님, 원준스님, 정혜스님, 해인스님, 도연스님 순. 이날 행선은 부처님께서 라즈기르에서 바이샬리를 오가시던 길을 따라 랄간지 샤흐둘라푸르 샤흐자한푸르를 지나 25km를 걸어 바이샬리 근본사리탑 터에서 회향하다. 부처님 사리를 8개국으로 배분할 때 바이샬리의 리차비 사람들이 받아왔다는 사리를 모셨던 곳인데, 사리용기는 파트나 박물관에 보관하고 터만 남아 있다. 점심 공양 후 첫 여성 출가지 대림정사 터를 순례하다. 여성 출가 공덕을 기린 탑과 아쇼카 대왕 석주가 서 있고, 그 앞에 원숭이가 부처님을 위해 팠다고 전하는 연못도 조성돼 있다. 비구니스님들이 대림정사 주변을 둘러보며 감회에 젖다. 순례단은 부처님의 ‘영원한 시자’ 아난다 존자 탑을 찾아 천도재를 봉행하다. 순례 동안 가슴에 품고 이운하는 불상을 모시고, 총도감 호산스님의 독경에 맞춰 호국 영가를 비롯한 튀르키예 지진 피해자, 전쟁 피해자 영가를 천도하다. 순례단이 걸어온 길은 총 51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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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인도순례 21일차①] 최초의 여성 출가 사찰 터 찾아 “세계 최고 한국비구니 교단 사부대중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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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인도순례 21일차②] 아난다 존자탑 바라보며 생명존중 천도재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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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28일 (불기 2567년)
인도순례 20일차, 파트나 도심을 지나 하지푸르까지 행선하다.
전날(27일)에 이어 화물을 가득 실은 대형 트럭들이 2차선을 오가다. 도로 갓길을 트럭이 점령하는 바람에 가뜩이나 좁은 도로에 정차 중인 트럭과 움직이는 차량 사이를 아슬하게 한 줄로 지나다. 설상가상 나란다에서 파트나 가는 길을 책임진 경찰은 교통 통제보다는 마치 순례단이라도 된 것처럼 함께 걷는 데 열심이다. 사위는 캄캄한데 노후 차들이 내뿜는 매연과 모래 흙 먼지가 손전등에 비친 불빛 사이로 어지럽게 춤을 추다. 도로 사정으로 한 줄로 가던 행렬은 헝클어지고 경찰은 어디로 갔는 지 보이지 않는데 신경질적으로 울려대는 경적소리들은 끊임없다. 도로 사정이 나쁘다 보니 아침 공양 시간도 평소보다 늦어지다. 그런데 순례단을 기다린 건 더 큰 장애. 비하르 주도州都, 파트나까지는 고속도로를 통과해야 하는데, 사람 통행은 불법이다. 파트나 도심은 트럭 승용차 릭샤까지 좁은 길을 꽉 막아 교통 사정이 최악인 데다 원숭이가 떼로 출몰해 사람을 공격하기도 한단다. 도심을 벗어난다 해도 8km에 이르는 갠지스 강을 잇는 간디대교도 걷기는 불가능. 결국 회주 스님이 결단을 내려 순례단은 고속도로 진입로에서 버스에 탑승하다. 버스 이동 덕분에 평소보다 1시간 가량 일찍 숙영지에 도착하다. 숙영지는 하지푸르라는 지역의 힌두교 사원. 누적 이동 거리는 48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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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인도순례 20일차] 차량 가득 메운 파트나 지나 '제2 결집지' 바이샬리 향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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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25일 (불기 2567년)
인도순례 17일차, 부처님 전법지 라지기르에 도착하다.
비까이푸르를 떠나 라즈기르로 향하다. 부처님께서 가셨던 마을에서 묵고 따라가는 순례길. 1천여 명의 비구를 대동하고 가야에서 왕사성으로 가셨던 부처님과 제자들처럼 순례단은 안행(雁行)으로 한 줄로 늘어선 채 행선하다. 옛날 마가다국 수도 왕사성에 도착한 부처님은 성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서문 밖 한 숲에 머무셨다. 그러자 왕이 부처님이 머무는 영축산으로 마차가 갈 수 있는 곳까지 타고 가서 홀로 향실(香室, Gandhakuti)에 가서 친견했다. 이날 순례단도 걸어서 향실에 오르다. 아난이 수행했다는 동굴을 지나 독수리 바위를 돌아 향실에서 순례단이 이운하는 불상을 모시다. 회주 스님을 시작으로 불상에 꽃을 공양하고 합장 기도하다. 순례단의 예불문 독송 소리가 영축산 하늘에 퍼지다. 이날 행선을 마친 순례단은 죽림정사를 둘러보다. 죽림정사는 사리불 목건련 마하가섭 부처님 10대 제자 중 최고로 손꼽히는 세 분 제자를 맞은 곳. 목건련 마하가섭은 200 제자를 거느리고 부처님께 귀의했고, 오늘날까지 상용어구가 된 ‘1250비구’가 완성됐다. 불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재가불자라는 수다타 장자와도 이곳에서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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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인도순례 17일차] '영축산 예불' 가슴 벅차 오르는 '행복한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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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21일 (불기 2567년)
인도순례 13일차, 부처님 성도지 보드가야에 입성하다.
어거니 바이야비가 콜하우라를 거쳐 마침내 보드가야에 도달하다. 6년간의 수도로 죽음 직전에 이른 싯다르타는 나이란자나 강변에서 수자타의 공양으로 원기를 회복, 전정각산에 올랐다가 ‘그림자를 남기고’ 우루벨라 마을로 옮겨 핍팔라수 밑에 자리 잡았다. 솟티야라는 남자가 준 부드럽고 연한 풀을 방석 삼아 선정에 들었다. 마왕·마군의 방해를 물리치고 새벽별이 뜰 무렵 연기緣起의 지혜를 얻었다. 마침내 윤회를 벗어나 “마음은 생성을 떠났고, 나는 갈애渴愛의 멸진滅盡에 도달했다”고 노래했다. 싯다르타는 부처님이 됐다. 아쇼카 대왕이 기원전 254년 부처님 성도처에 대보리사를 세웠다. 솟티야가 준 길상초 자리에 금강보좌를 새겼다. 52m 높이의 직선 피라미드형 9층 건물 마하보디 사원大菩提寺 안에는 부처님이 마군을 물리치는 항마촉진인 불상이 놓여 있다. 보리수는 아쇼카 왕의 딸 상가밋타 비구니가 2500년 전 오빠 마힌다 비구를 따라 스리랑카 전도를 떠날 때 가져다 심은 보드가야 보리수 직계 후손이다. 성도 후 연못가에서 선정에 든 부처님을 용이 보호하는 형상을 모신 무찰린다 연못 등 대보리사는 불교 최고 최대 성지다. 불법승 삼보 중 불佛의 탄생지이자 출발지이니 전 세계 불자들의 기도와 참배가 끊이지 않는다. 이날 오전 10시 무렵 보드가야 시내로 들어온 순례단은 대보리사 2km 앞에서 한국에서 온 스님과 불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성지로 향하다. 악대가 길을 내고 가사를 수한 스님들이 100m가량 안행雁行으로 뒤를 잇고, 한국에서 온 스님과 불자들이 순례단 행렬을 따르다. 보드가야 입구에서 회주 스님이 다시 불상을 이운하다. 한국 불자들이 한 줄로 늘어서서 꽃을 뿌리다. 마하보디사원 부처님을 친견한 뒤 보리수 아래서 이날 행선을 회향하다. 사원을 나온 순례단은 절에서 500m가량 떨어진 한국 사찰 분황사를 참배하고 점심 공양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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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인도순례 13일차] 순례단 300km 걸어 부처님 성도처 '보드가야'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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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20일 (불기 2567년)
인도순례 12일차, 더다파 마라하를 거쳐 카파시아까지 걷다.
비교적 짧은 22km 행선.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들판 거리를 걷는 동안 밴드를 동원한 환대를 두 차례 받다. 카파시아 숙영지에서는 마을 이장, 경찰서장, 학교 교장 설립자가 나와 선물을 증정하다. 저녁 예불에 1,000여 명의 주민이 동참하다. <금강경> 독송, 108배 등 불교의식은 인도말로 그대로 전해지다. 회주 스님은 이날도 주민들을 향해 감사 인사하며 불교와 순례를 하는 이유 등에 대해 설명하다. 스님이 "우리가 합장하는 이유는 우리 수행하는 대중과 여러분들이 서로 교감하기 위해서입니다. 작게는 이 자리에서 교감이지만 크게는 한국과 인도 간에 친구가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합장합니다. 여러분과 우리는 친구입니다.”라고 인사하자 박수가 터지다. 이어 스님은 "부처님의 나라, 진리의 땅, 부처님 후손들에게 대한민국에서 부처님을 모시고 왔습니다. 이 마을은 부처님께서 많은 설법을 하신 곳이며 저 강에서 목욕하셨다는 이야기가 전하는 매우 뜻깊은 지역입니다. 부처님은 위대한 성인이십니다. 여러분들의 조상님이신 부처님께서는 성인 중의 성인, 왕 중의 왕이십니다. 여러분들에게는 부처님의 피가 흐릅니다. 함께 예불한 지극한 인연으로 이곳에서 세계적 종교지도자, 정치 지도자가 많이 나오기를 기원하며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라고 축원하다. 순례단이 가는 곳마다 수많은 인연이 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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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인도순례 12일차] 회주 자승스님, 인도 불자들 환대 축원으로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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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9일 (불기 2567년)
인도순례 11일차, 엄어와 마을에서 주민들을 축원하다.
파르사 마을 불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길을 나서다. 파르사 마을 법당 다완 보드 스님은 “한국 순례단의 방문이 큰 힘이 되었다”고 말하다. 파르사에서 4km 가량 떨어진 칼리지에서는 이 학교 불자 교사들로부터 선물을 받고, 범해스님(포교원장)이 순례단을 대표해 염주를 목에 걸어주다. 이날도 전날(18일) 처럼 30km를 걷다. 소와 사람이 함께 사는 마을 골목길, 벽돌을 만드는 빈민가, 시장통을 지나고, 철길 건널목을 건너다. 아침공양은 따뜻한 떡국이 나오다. 이날 목적지 엄어와 마을 주민들은 순례단을 위해 일주일 전부터 청소하고 숙영지 학교에 부처님을 가운데 두고 태극기와 인도국기를 그런 환영 벽화를 붙이는가 하면 보리수 나무를 장엄해 부처님께서 제자들과 나무 주위에 둘러앉아 법을 논하는 장면을 연출하다. 숙영지에서 저녁 예불 후 순례단을 보기 위해 몰려든 500여 명의 주민들에게 회주 스님이 순례 후 처음으로 인사말씀 하다. 스님은 “이곳은 부처님 나라, 진리의 땅이며 부처님 후손인 여러분을 만나러 저희들이 여기에 왔다."며, "이곳에는 보이지 않지만 부처님의 피가 흐르는 후손들이 훗날 3000년 전 부처님이 계셨던 그 시절로 진리의 불꽃을 피워올릴 날이 꼭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하다. 스님은 또 “우리는 부처님의 후손들을 만나기 위해 43일간 계속 걸을 것”이라며, “오늘 우리와 함께 부처님께 예를 올린 이러한 소중한 인연으로 여러분들의 마음속에 있는 꿈이 부처님 가피로 꼭 이루어지기를 축원드린다"고 인사하다. 스님의 인사말은 힌두어로 통역되다. 주민들은 스님의 말을 경청하며 그 뜻을 알고 크게 박수로 화답하다. 인도에서 30만 명 회원을 보유한 아소카클럽 대표단이 스님에게 부처님상과 아소카왕 석주모형을 선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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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인도순례 11일차] “하늘에서 신이 내려오는 것 같았다”…환희심 느끼는 인도불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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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8일 (불기 2567년)
인도순례 10일차, 파르사 마을 주민들의 환대를 받다.
손나가르에서 파르사까지 30km 행선. 새벽 2시 하루를 시작한 순례단이 라뜨노르, 코라이푸르까지 4시간 동안 16km를 이동한 뒤 아침공양을 하다. 공양 후 다시 이동, 코라이푸르, 카심박하를 거쳐 숙영지 파르사에 오전 10를 넘겨 도착해 여장을 풀다. 누적 이동 거리는 225km. 파르사 마을은 인도 사성제 계급 중에서 가장 하층에 속한다는 달리트(불가촉 천민)였지만 암베르카르 박사의 영향을 받아 불교도로 개종한 마을. 마을 인구 1,000여 명 중 절반이 불교도다. 파르사 마을 불자들은 마을 길, 학교 화장실을 청소하고 순례단을 맞다. 돈이 없어 꽃을 준비 못 한 주민들이 꽃으로 장엄한 순례단을 이끄는 부처님을 보고 기어이 꽃 공양 올리다. 이들이 올린 꽃은 두 송이. 진오스님은 “그 꽃이 진정한 빈자의 일등”이라며 감격하다. 저녁 예불시간에 인근 마을 불자들이 찾아와 법회에 참석하고 회주 스님에게 부처님과 암베르카르 박사가 함께 있는 액자를 선물하다. 저녁 예불이 끝나고 한참 지난 밤 9시. 파르사 마을 불자들이 경찰의 제지로 순례단 캠프에 들어가지 못하고 하루 종일 바깥에서 기다렸다는 사실을 안 순례단장 원명스님, 대변인 종호스님, 비구니 조장 묘수스님이 ‘파르사 불교소사이어티’의 리네 쿠마르 고톰 이사장과 마을 법당 다완 보드 스님 등을 만나다. 고톰 이사장은 순례단 관계자들을 만나자마자 “순례단의 방문을 보았을 때 우리는 천상에서 신들이 내려오신듯하다고 느꼈다”며, 머리를 땅에 대고 종호스님의 발 아래 입을 맞추다. 발에 입을 맞추는 것은 부처님에 대한 경배로 천상에서 내려온 신을 대하듯 최상의 존경을 표한 것. 이들은 부처님 존상을 그린 액자를 선물하다. 순례단도 화답으로 마을 법당을 찾아 참배하고 불사금을 보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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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인도순례 10일차] 부처님이 걸었던 길, 우리는 묵묵히 걷고 또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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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7일 (불기 2567년)
인도순례 9일차, 칸찬푸르를 거쳐 손나가르에 도착하다.
사사람에서 출발하여 칸찬푸르, 수어라, 데허리를 지나 손나가르까지 24km 행선. 마우리아 왕조 때 건립한,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로 중 하나며 파키스탄 인도 방글라데시를 잇는 ’그랜드 트렁크 로드‘ 고속도로를 걷다. 순례단 옆으로 대형트럭이 쉴 새 없이 지나는 위험한 길이어서 평소보다 조심하고 운영진들 바짝 긴장하다. 3km에 이르는 손강(Sone river)대교를 안행(雁行)으로 도하(渡河). 부처님께서 60여 명의 제자들과 녹야원을 떠나 성도지 부다가야로 가며 건넜던 그 강이다. 순례단은 철도와 물류 중심지 손나가르에서 숙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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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인도순례 9일차] 아시아 最古 고속도로 지나 부다가야로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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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5일 (불기 2567년)
인도순례 7일차, 바부아에서 체나리까지 행선하다.
순례를 시작한 이래 가장 긴 29km 행선. 이날은 국수로 아침공양을 하다. 추위에 떨던 순례단이 따뜻한 국수 한 그릇에 힘을 내다. 순례길은 물길과 들판 밖에 없다. 수로는 직선으로 끝없이 이어져 갠지스 강에 닿는 길이가 무려 100km에 달한다고. 똑같은 풍경이 끝없이 이어지는 길을 오전 내내 걷다. 이날도 순례객이 지나가는 마을 마다 사람들이 나와 박수 치고 손을 흔들어 환영해 주다. 숙영지 인근은 지나온 마을과 달리 흙먼지를 덮어쓰고 간신히 하늘만 가린 움막이 늘어서다. 거리가 긴 탓에 평소보다 1시간 가량 늦은 10시30분 쯤 숙영지에 도착하고, 회향 축원은 설암스님이 맡다. 거의 대부분 순례객이 크고 작은 병과 통증에 시달리다. 물로 인한 장염, 낮과 밤의 큰 기온 차와 텐트 생활이 가져온 감기, 무릎 발목 통증이 순례객을 괴롭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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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인도순례 7일차] 흙먼지 가르며 29km 행선...순례단 성치 않은 몸으로 묵묵히 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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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4일 (불기 2567년)
인도순례 6일차, 바부아에서 석가족 마을 후손들을 만나다.
쉬브람푸르를 출발해 바부아에 도착하다. 이날 바부아에서는 점심 무렵 환영 인사차 찾아왔던 석가족 마을 후손들이 저녁 예불에 참여하다. 10여 명의 스님과 성인 청소년 아이들로 이뤄진 30여 명의 석가족 후손들은 합장하고 부처님께 예를 올리다. 부처님 전에 이들이 올린 과일과 꽃이 가득하다. 순례단도 석가족 마을 스님들에게 감사를 표하다. 잔디가 말라 패인 운동장에 숙영지를 차리다. 이동 누적거리는 10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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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인도순례 6일차] 환자 속출하지만 갈수록 더하는 인도인들의 순례단 환영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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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2일 (불기 2566년)
조계종 역대 총무원장 및 대구·경북 교구본사 회주 스님 간담회에 참석하다.
대구 인터불고호텔에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비롯해 자승스님과 원행스님 등 역대 총무원장 스님들과 직지사 승려복지회장 법등스님, 불국사 종상스님, 은해사 돈명스님, 고운사 호성스님을 포함한 각 교구본사 회주 스님, 호계원장 보광스님, 동화사 주지 능종스님 등 10여 명이 모이다. 간담회에서는 △종단 발전과 승려 복지 △열암곡 마애불상 바로세우기 △불교 성지 훼손 반대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팔공산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 반대 의견을 제의하고, 참석한 스님들의 만장일치로 반대를 결의하다. 또한 홍준표 대구시장의 무리한 케이블카 사업 추진을 강력히 성토하고, 철회를 촉구하다. 한편 조계종 중앙종회에서 ‘팔공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 결의문’을 채택하고, 조계종 원로회의도 결의문 채택을 지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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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5일 (불기 2565년)
천리순례 16일차(경남 창녕, 밀양: 숙소 → 수다리 → 무안리 → 홍제사 참배 → 밀양시 → 내이동 → 삼문동 → 숙소)
부곡을 출발. 부곡면 인교사거리와 무안면 동산삼거리를 잇는 사명로를 따라 홍제사로 들어서는 길. 사명대사가 태어난 무안면에 위치한 밀양 호국 성지 홍제사에는 ‘국난 때마다 땀을 흘리는 비석’으로 유명한 표충비가 있다. 홍제사에 도착한 순례단이 설법보전 참배 후 표충비각을 둘러보다. 표충비와 표충사는 모두 사명대사와 연관이 있지만 지리적으로는 거리가 멀다. 표충비는 밀양의 서쪽 무안면 홍제사 경내에, 표충사는 밀양의 동쪽 단장면에 있다. 사명대사가 입적할 당시 조선 왕실은 지금의 무안면 중산리에 표충사라는 사당을 지어 사명대사를 제향했다고 전해진다. 병자호란 이후 사당을 보수하고 규모를 넓히며 현재의 표충사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표충비만 홍제사 자리에 남았다. 표충비가 있는 홍제사 인근 약 7km 거리에는 사명대사 생가지와 유적지가 있다. 무안면에 잠시 머문 순례단은 표충사를 향해 다시 동쪽으로 향하다. 밀양에서 통도사가 있는 양산까지는 약 80km가 남다. 순례단을 응원하기 위해 중견기업 '화영' 회장 부부가 전 직원과 잠시 일손을 놓고 거리로 나오다. 표충사 스님으로부터 순례단이 회사 앞을 지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이홍원 회장은 “이 어려운 시기에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말하다. 생각지 못한 환대에 회주 스님은 이 회장 부부에게 순례단 108염주를 선물하다. 이날은 일일 참가자로 조계종 중앙종무기관이 동참하다.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 금곡스님, 기획실장 삼혜스님, 재무부장 탄하스님, 문화부장 성공스님, 사회부장 원경스님, 호법부장 태원스님, 사업부장 주혜스님 등 부실장 및 국장 스님들과 재가 종무원 30여 명과 포교원장 범해스님이 순례단과 함께 걷다. 총무부장 금곡스님은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에게 순례단의 발걸음이 꿈과 희망이 되길 바란다”며, “순례 대중 모두 건강하게 남은 일정을 무사히 마치길 바란다”고 격려하다. 전국비구니회 회장 본각스님도 “종단의 어른 스님들이 하시는 일에 함께 동참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왔다”며, “사부대중 모두가 순례를 통해 각자의 바람과 서원을 이룰 수 있길 함께 기원하겠다”고 응원하다. 이날 순례단은 부곡에서 밀양까지 약 29km를 걷다. 누적 이동 거리 35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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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사찰 천리순례 15일차] 긴장 속 호국성지 도착…통도사까지 7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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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일 (불기 2565년)
천리순례 3일차(전남 곡성, 구례: 숙영지 → 유봉리 → 압록리 → 신월리 → 사성암)
108염주를 손에 쥐고 저마다 화두 삼매에 든 채 곡성을 출발해 6시간 동안 25km를 걸어 구례에 도착하다. 걷기 일정을 마무리 한 회주 스님과 순례단이 사성암에 올라 약사전에 참배하다. 사성암은 4명의 고승(원효대사, 의상대사, 도선국사, 진각국사)이 수행한 암자로 구례의 너른 들판과 섬진강이 한눈에 들여다 보이는 기암 절벽 위에 위치해 있다. 총도감 호산스님이 순례단을 대표해 약사전에 불전하고, 뒤이어 스님과 재가자들도 부처님 전에 예경하고 공양물을 올리다. 걷기 일정 및 사성암 참배를 마친 순례단은 이날 오후 개최되는 사성암 음악제 <길 위에서 길을 찾다>를 관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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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사찰 천리순례 2일차] ② 사찰 참배하며…무량 공덕 짓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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